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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대한항공 통합 4연패 중심엔 조원태 세심한 '배구 사랑' 있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역대 최초로 4연속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구단주 조원태(48) 한진그룹 회장은 틀을 깨는 인사와 아낌없는 투자, 현장의 전문성에 대한 전폭적 믿음을 드러내며 배구단 운영의 진수를 보여줬다. 대한항공 지도자와 선수들은 든든한 지원 속에 매 시즌 역량을 강화하며 프로배구 역대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 1위에 올라 챔프전에 선착했던 대한항공은 2020~21시즌부터 4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 V리그 출범 20년 만에 나온 최초 기록. 대한항공은 2011~12시즌부터 3연패를 했던 삼성화재를 넘어 역대 최강의 왕조를 구축했다. 부담감 이겨낸 목표 의식 대한항공 선수들은 우승 뒤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미 정상에 있었던 대한항공은 더 높이 날아올라야 했다. 팀 에이스 정지석은 "2위나 준우승을 해도 실패한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모두 큰 부담감 속에 시즌을 치러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악재도 많았다. 정지석은 허리 부상 여파로 2라운드까지 뛰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 통합 3연패 달성 주역이었던 링컨 윌리엄스까지 3라운드를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대체 선수 무라드 칸은 V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했다. 대한항공 통합 4연패의 원동력은 탄탄한 국내 선수 뎁스(선수층)였다. 정규리그 초반, 정지석의 빈자리는 데뷔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한용이 완벽하게 메웠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아포짓 스파이커)이 겹쳐 벤치를 지켰던 국가대표 임동혁도 특유의 공격력을 보여주며 링컨의 공백을 지웠다. 이들은 정신력도 강했다. 지난 세 시즌 정상을 지키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고비를 겪었지만, 끝내 극복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1위 경쟁에서 우리카드에 밀려 있던 4라운드 초반 "누구도 가지 못한 길(통합 4연패)을 가는데,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세 시즌을 치를 때도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고공비행을 거듭한 대한항공의 국내 선수들은 OK금융그룹과의 이번 챔프전에서 챔프전 매 경기, 매 세트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은 한국 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역으로 올라섰다. 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새 역사를 만든 대한항공 뒤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원태 회장이 있었다. 대한항공 모기업 한진그룹 오너가는 창업주 조중훈 회장부터 배구 사랑이 남달랐다. 조양호 2대 회장은 대한항공이 2011~12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치른 인천 KEPCO45전을 온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배구단 운영에 쏟은 애정을 몸소 겪은 조원태 회장은 2017년 1월 부임 뒤 당시 '만년 3위'로 불린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전용 훈련장 내 첨단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확충을 지시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해 기계체조 선수 출신 트레이너를 영입했다. 데이터 분석력이 뛰어난 '비선수 출신' 전문가를 전력분석원으로 쓰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의 파격 인사는 스태프에 한정되지 않았다. 2020~21시즌 앞두고 남자부 V리그 구단 최초로 외국인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세계 배구 트렌드를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 체제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해냈다. 그와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을 영입했다. 조원태 회장은 화끈한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자존감을 높여줬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는 최근 3시즌 연속 보수 총액 1위에 올랐다. 정지석은 2022년 4월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 대우(1년 기준 9억2000만원)를 받았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이 강팀 반열에 오른 뒤에는 현장 운영 방침을 존중했다. 현장 인원들은 미래를 구상하고 계획하되, 현재 역량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구단주에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성탄절, 대한항공 홈구장(인천 계양체육관)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도 맡고 있다 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발 멀리서 응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는 구단주부터 신인 선수에 이르기까지 단단하게 구축된 신뢰 속에 이뤄졌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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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4연패] '입대 앞두고 완벽한 마무리' 임동혁 "항공 우승, 결코 운이 아니다"

대한항공 주포 임동혁(25)은 통합 4연패 달성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임동혁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출전, 18득점·공격성공률 64.00%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1-25, 25-20, 15-13)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 2020~21시즌부터 4연패를 해내며 V리그 역대 최초 기록을 썼다. 역대 가장 강력한 왕조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임동혁이 있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토종 공격수 득점 1위(559)에 오른 선수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공백을 메웠고,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운 존재감을 보여줬다.임동혁은 보통 외국인 선수가 맡는 라이트가 주 포지션이다. 그 탓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컵대회에서 맹활약해도, 리그에서는 실력이 비해 출전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코트 위에 서면 누구보다 강력한 스파이크르 꽂았다. 올 시즌 그런 그의 기량이 만개한 것. 챔프전에서는 다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은 부진한 무라드 칸 대신 막심 지가로프를 단기전 히든카드로 영입했다. 임동혁은 챔프전 1·2차전에서 각각 1득점, 9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을 해낸 3차전에서는 승부처였던 4·5세트 막심 대신 선발로 나섰고, 위력적인 대각선 공격을 연달아 꽂으며 1-2로 지고 있던 대한항공의 역전을 이끌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팀 선배 정지석이 선정됐지만, 임동혁의 활약은 MVP에 밀리지 않았다. 그는 역대 최초 4연패 달성을 만끽할 자격이 있었다. 경기 뒤 임동혁은 MVP 수상 불발에 대해 "(정)지석이 형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경기에 임했는 지 느껴졌다. 제 기량을 발휘해 반가웠다. 내가 더 탁월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MVP에 연연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우리카드가 순위가 더 낮은 삼성화재에 잡히며 어렵게 1위를 지켰다. 우리카드의 실각 탓에 챔프전에 직행했다는 저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시선에 대해 임동혁은 "정말 그 어느 시즌보다 힘든 상황 속에 정규리그를 치렀다. 지석이 형, (김)민재 그리고 외국인 선수까지 부상을 당했다"라고 돌아보며 "만약 우리카드가 최종전에서 이겼다면, 우리가 1위를 하지 못하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운으로 이 자리에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힘으로 우승한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임동혁은 4주 뒤 군 입대한다. 가장 큰 목표(통합 4연패)를 해낸 그는 "아직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못했다. 입대 전에 대한항공 젊은 선수들과 여행은 갈 것이다. 오늘(2일) 경기에서 이겨야 (일정상) 그게 가능했는데, 정말 해냈다"라고 반겼다. 프로 배구 선수 인생 1막을 완벽하게 마무리 한 임동혁. 정규리그 유력 MVP 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챔프전 MVP는 못 받았지만, 정규리그 MVP는 받아보도록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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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안산] '정지석·임동혁 토종 쌍포 맹폭' 대한항공, 역대 최초 통합 4연패 달성...새 역사 썼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새 역사를 썼다. 최초로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1-25, 20-25, 15-13)으로 승리했다. 정지석과 임동혁, 좌우 토종 쌍포가 나란히 18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에서 우리카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4시즌 연속 챔프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시리즈를 해내며 기세를 올린 정규리그 3위 OK금융그룹과 챔프전을 치렀고, 1·2차전 압승을 거두며 통합 우승에 다가섰다. 3차전에서는 처음으로 세트 리드를 빼앗기며 고전했지만, 5세트 승부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연속 시즌 통합 우승은 3시즌이 최다였다. 2011~12시즌부터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해냈고, 최근 3시즌 대한항공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하며 역대 최강팀이 됐다. 대한항공은 1세트 초반 공방전에서 먼저 기세를 내줬다. 7-7에서 상대 좌우 공격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 신호진 그리고 박성진에게 연속 실점했다. 하지만 상대 서브와 연속 공격 범실로 추격하며 다시 1점 승부를 이어갔다. 16-16에서 곽승석이 서브에이스 성공, 이어진 수비에서 임동혁이 박성진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2점 차로 앞섰다. 고비도 있었다. 21-19에서 신호진에게 연속 실점했고, 22-22에서 레오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한 뒤 이어진 공격에서 시도한 정지석의 백어택 공격이 네트를 넘지 못했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곽명우에게 블로킹을 허용하며 세트 포인트까지 내줬다. 하지만 신호진의 서브 범실에 이어 곽승석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듀스 승부를 만들었고, 막심 지가로프가 강서브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고 공격권을 되찾은 뒤 직접 오픈 공격을 시도해 득점하며 25-24로 역전했다. 이후 레오에게 동점 득점을 내줬지만, 다시 막심이 득점하며 1점 앞서 나간 뒤 다시 한번 그가 백어택 공격을 성공하며 세트를 끝냈다. 2세트는 중반에 주전 세터 한선수를 벤치로 불러들일 만큼 완전히 전세를 내줬다. 9점 밀린 채 25번째 점수를 내줬다. 대한항공은 3세트로 힘에서 밀렸다. 초반에는 3점 차 리드까지 잡았지만, 14-13에서 레오에게 오픈 공격과 연속 서브 실점을 허용했다. 3점 밀린 채 20점 고지를 내줬다. 곽승석이 백어택, 정지석이 서브에이스를 해내며 1점 차로 추격했지만, 21-23에서 블로커 3명이 신호진을 막지 못해 득점을 허용했고, 막심의 공격까지 레오에게 블로킹 당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통합 우승을 한 발 앞에 두고 잠시 저공비행에 나선 대한항공. 4세트 가속 모드에 돌입했다. 9-8에서 김민재가 속공, 수비 성공 뒤 정지석이 오픈 공격을 해내며 3점 차로 달아났고, 추격을 허용하며 12-11로 점수 차가 좁혀진 상황에서도 임동혁과 정지석이 연속 득점하며 14-11로 앞섰다. 이후 꾸준히 득점했고, 17-14에서 임동혁이 백어택을 상대 코트에 꽂으며 세트 최다 점수 차를 만들었다. 김민재의 속공으로 20점 고지를 밟은 대한항공은 임동혁과 정지석이 득점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초반, 레오의 서브쇼에 고전했던 대한항공은 2-4에서 정지석이 블로킹을 성공하며 추격을 시작했고, 임동혁이 꾸준히 득점하며 박빙 승부를 만들었다. 정한용까지 가세하며 국내 공격수들의 위력을 보여줬다. 대한항공은 9-9에서 정지석이 신호진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리드를 잡았다. 서브 범실이 나왔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임동혁이 오픈 공격하며 리드를 이어갔다. 임동혁은 11-11에서 다시 한번 대각선 시간차 공격을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공세가 이어졌다. 최종장. 대한항공은 12-12에서 정지석이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최종 고지에 다가섰고, 정한용이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어진 수비 성공 뒤 김민재가 속공으로 챔피언전을 끝내는 득점을 해냈다. 대한항공이 새 역사를 쓴 순간이다. 안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2 21:41
스포츠일반

한국 남녀 탁구, 부산 세계선수권 조별예선 2연승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이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별예선에서 2연승을 달렸다. 남자 대표팀은 뉴질랜드를, 여자 대표팀은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격파했다.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은 17일 부산 벡스코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조별예선 3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한국은 세계 랭킹 5위, 뉴질랜드는 35위다.한국은 ‘원투 펀치’ 장우진과 임종훈(이상 한국거래소)을 벤치로 앉혔다. 대신 안재현(한국거래소) 이상수(삼성생명) 박규현(미래에셋증권)이 라켓을 잡았다.선두로 나선 안재현이 1단식에서 알프레드 델라 페냐를 3-0(11-6 11-5 11-1)으로 꺾으며 전날 폴란드에 졌던 아쉬움을 만회했다.맏형 이상수 역시 티모시 최를 3-0(11-4 11-9 11-4)으로 격파했다. 3단식에선 박규현이 자신의 세계선수권 데뷔전에서 맥스웰 헨더슨과 만나 3-0(11-5 11-2 11-8) 승리를 거뒀다.같은 날 여자 탁구대표팀 역시 2연승을 달렸다. 여자 대표팀은 신유빈(대한항공) 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시온(삼성생명)이 말레이시아와 격돌했다. 말레이시아는 28위, 한국은 5위다.신유빈과 전지희가 차례로 호잉, 리네 카렌을 각각 3-0(11-2 11-9 11-4), 3-0(11-4 11-7 11-3)으로 꺾었다. 이시온은 창리샨을 3-0(11-7 11-1 11-3)으로 제압했다.김우중 기자 2024.02.1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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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서 에이스로...김지한 "외모는 성진이가 낫죠...저는 우승 하겠습니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올 시즌 홈경기가 열리는 장충체육관 내 카페에서 특별한 식음료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팀 간판선수로 거듭난 김지한(25)의 이름을 따서 만든 '김지한 세트'다. 팝콘과 아이스티 그리고 선수 포토카드로 구성돼 있다. 현장을 찾은 배구팬들이 구매 후기를 쏟아낼 만큼 화제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지한은 올 시즌 V리그 대표 스타플레이어로 올라선 선수다. 13일 기준으로 국내 공격수 득점 2위(419점) 공격종합(52.19%)은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준수한 외모와 빼어난 신체 조건(1m94㎝)으로 팬심을 사로잡으며 '장충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식음료 이벤트뿐 아니라 홈 서브석에 '김지한 BOX석'을 만들고, 다양한 굿즈와 선예매권으로 구성된 멤버십을 판매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집중했다. '배구 성지' 장충체육관엔 김지한의 이름이 가득하다. 이적만 두 번, 강해진 멘털 김지한은 코트 밖에서 한결 차분하다. 지난 7일 우리카드 훈련장(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김지한 세트 구매 뒤 인증샷을 보내주시는 지인이 많아졌다. 배구장에서도 이전보다 관심이 높아진 게 느껴져서 너무 감사하다"라면서도 "결국 코트에서 내 몫을 해내야 이런 관심도 받는 것 같다. 할 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배구 외적인 부분은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지한의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지만, 군 복무(국군체육부대) 중이었던 2020년엔 한국전력, 2022~23시즌을 앞두고 다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 됐다. 두 번이나 타의로 팀을 옮긴 기억은 김지한을 더 강하게 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두 번째 트레이드 때는 '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에 자책했다. 더 이를 악물고 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준비된 김지한에게 비로소 기회가 왔다. 2022년 12월,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였던 리버만 아가메즈가 부상을 당해 이탈한 자리를 메우며 잠재력을 드러냈고,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지한은 "아가메즈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내겐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래도 묵묵히 잘 준비했던 게 큰 힘이 됐다. 운이나 컨디션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했다. 김지한을 성장하게 한 요인은 또 있다. 2017년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4강 진출 쾌거를 합작한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경쟁 시너지다. 김지한은 "서로 자극을 받으며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젊은 선수들 사이 스토리텔링이 있는 건 배구팬에게도 흥미가 될 것 같다"라며 반겼다. 아이돌 같은 외모로 주목받는 임성진에 대해 김지한은 "외모는 (임)성진이가 훨씬 낫다"고 웃으며 저는 올 시즌 우승을 하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 이끌면 MVP 후보 우리카드는 설 연휴까지 올시즌 19승 9패·승점 55를 기록하며 남자부 1위를 지켰다. 오프시즌 주포 나경복과 주전 세터 황승빈이 이적하며 공백이 생겼지만, 세터 한태준과 김지한을 중심을 팀을 재편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치며 반전 드라마를 보여준 우리카드는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김지한은 우리카드 에이스로 자리매김해 지난 8시즌 동안 이 자리를 맡았던 나경복을 지우고 있다. 김지한은 "솔직히 내년에는 내 이름이 진짜 에이스로 인정받길 바란다. 올 시즌 보여준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면 언젠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우승을 향한 열망도 감추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18~19시즌, 소속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당시 김지한은 벤치 멤버였다. 그는 "올 시즌은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기쁨이 다를 것 같다. 꼭 해내고 싶다"라고 했다. 우리카드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면 김지한은 유력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김지한은 "솔직히 MVP 수상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도 올 시즌 포지션(레프트) 베스트7에는 이름을 올리고 싶다. 국내 선수 득점 1위도 도전하고 싶다. 원래 목표는 분명히 잡는 편"이라고 했다. 김지한은 올 시즌 가장 큰 성장에 대해서 "이전보다 높은 타점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는 게 익숙해졌고, 상대 코트를 공략하는 시야도 넓어진 점"이라고 했다. 보완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브 리시브가 부족하다. (대한항공) 정지석 선배님처럼 전천후 선수가 되고 싶은데, 선배님의 리시브 능력과 비교하면 60% 수준인 것 같다"라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그는 "계속 부족한 점을 채울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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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3268득점→백업, 송명근이 다시 느끼는 뜨거운 심장과 아드레날린

짧지만 강렬하다. 최근 우리카드 송명근이 코트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그렇다. 모처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뜨거워지는 심장을 흠뻑 느끼고 있다. 송명근은 지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홈 경기에서 11득점을 올려 우리카드의 선두 탈환(3-0 승)을 견인했다. 그는 "주변에서 '(예전의)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잘 봤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송명근은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였다. 2013~14시즌 데뷔 후 2022~23시즌까지 통산 2268득점을 올렸다. 2014~15 OK금융그룹 우승 당시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트리플 크라운(백어택, 블로킹, 후위 공격 각 3개 이상)을 통산 6차례 달성, 현대캐피탈 문성민과 함께 국내 선수 최다 공동 2위(대한항공 정지석 최다 1위 9회)에 올라있다. 2020~21시즌 논란 속에 코트를 잠시 떠났던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22~23시즌 복귀했지만 활약이 미미했다. 그리고 지난 5월, 같은 포지션의 송희채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10년간 몸담은 OK금융그룹을 떠나 우리카드로 이적했다. 우리카드에서 송명근은 백업 멤버다. 우리카드가 이번 시즌 총 29경기에서 109세트를 치르는 동안, 송명근은 12경기 출장이 고작이다. 선발 출전 세트는 8차례뿐이었고, 교체를 포함해도 총 19세트 출장이 전부였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되고, 김지한이 주춤함에 따라 최근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지난 4일 한국전력전 2세트 교체 투입돼 19-18, 21-18에서 오픈 공격 성공시켰다. 이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다 6득점을 올린 송명근은 다음 경기였던 9일 친정팀 OK금융그룹전에서 22득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 20득점 이상을 올린 건 2021년 2월 2일 삼성화재전(27득점) 이후 3년 만이다. 12일 현대캐피탈전 역시 1~2세트 교체 출전해 20점 이후에만 각각 3점씩 뽑아 승부사 기질을 선보였다. 송명근은 "오랜만에 심장이 뜨거워졌다. 득점 후 코트를 뛰어다닐 때 팬 함성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정말 감사하다"고 감격해했다. 공격력이 좋은 '토종 에이스' 김지한과 '살림꾼' 한성정이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다. 송명근은 공격력은 뛰어나나, 리시브와 수비에서 아쉬움이 뒤따른다. 그는 "수비와 리시브 부족으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벤치 멤버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커질 것 같아 묵묵히 인정하기로 했다.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의 조련 속에 수비와 리시브도 점점 보완하고 있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이번 시즌 리시브 성공률은 38.71%로 통산 32.75%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신 감독도 공격력에 있어서는 "송명근의 공격 스윙이 대한민국 최고"라고 인정한다. 그는 "연습 때도 공격은 전혀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수비에서) 감독님이 지적한 사항을 보완해 코트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당분간 마테이의 공백을 안고 나서야만 한다. 팀 내 고참에 속하는 그는 "선수들에게 '누구 하나에 기대지 말자'고 주문한다. 웜업존에서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팀에 도움을 준다면 앞으로 똘똘 뭉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형석 기자 2024.02.1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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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드 칸의 '코리안 드림'과 대한항공의 '최초 통합 4연패' 도전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최종 선택은 무라드 칸이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외국인 선수를 링컨 윌리엄스에서 무라드로 교체하는 공시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무라드는 11월 말부터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링컨의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해 12월 말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기존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 4주 이상일 시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다만 진단서 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 기존(재활) 선수와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을 택해야만 한다. 대한항공은 무라드를 선택했다. 링컨의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고, 잠재력을 지닌 무라드가 V리그 적응을 마치면서 우승 도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라드는 V리그 최초의 파키스탄 출신 선수다. 무라드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지만, 파키스탄의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은 49위로 우리보다 수준이 낮다. 과거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리그에선 후보 선수에 머물면서 V리그에 올 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키스탄이 한국을 3-0으로 격파할 때 19득점으로 공격 선봉장에 서며 V리그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무라드는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에도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분전하자 주로 벤치만 지켰다. 그러다가 지난달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무려 52득점을 폭발하며 입지를 점점 넓혀갔다. 무라드는 "한국에 계속 머물고 싶고, 계속 뛰고 싶다"라며 "이번 시즌을 마친 뒤엔 기술적으로 더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던졌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무라드는 좋은 피지컬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며 잠재력이 높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라드는 V리그 11경기에서 152득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이 57.20%로 높다.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7연속 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적 있지만, 통합 우승은 3연패가 최다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한국전력을 3-0으로 격파하고 74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12일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으면서 하루 만에 선두를 뺏겼지만,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우리카드가 승점 55, 대한항공은 53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가 지난 8주 동안 팀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팀의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는 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2.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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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4연패 도전 대한항공 링컨과 작별, 파키스탄 출신 무라드와 동행 최종 확정 [오피셜]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 기존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와 작별하고, 무라드 칸과 남은 시즌 동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무라드로 구단의 외국인 선수를 교체 공시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링컨이 11월 말부터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자, 12월 말 무라드를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무라드는 파키스탄 출신으로는 V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파키스탄 연령별 대표팀을 지냈으나 팀 전력이 떨어지고 주로 후보 선수에 머물러 외국인 선수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파키스탄의 핵심 공격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배구 변방' 파키스탄이 한국 남자 대표팀을 격파할 때 무라드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무라드는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에도 주로 벤치만 지켰다.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분전했다. 무라드는 지난달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무려 52점을 폭발하며 세트 스코어 3-2 승리에 앞장섰다. 이후 팀 내 입지를 점점 넓혀갔다. V리그 11경기에서 152득점, 공격성공률 57.20%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링컨의 컨디션 회복 여부를 지켜본 뒤 둘 중 한 명과의 잔여 경기 동행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한국전력을 3-0으로 격파하고 74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12일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으면서 하루만에 선두를 뺏겼지만, 두 팀의 승점 차는 2점(우리카드 55, 대한항공 53)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의 최종 선택은 무라드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무라드는 좋은 피지컬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며 잠재력이 높은 선수"라며 "지난 8주 동안 팀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팀의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는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계속 머물고 싶고, 계속 뛰고 싶다"라던 무라드는 '코리안 드림'을 이어나가게 됐다. 한편 대한항공은 링컨과의 작별에 대해서도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으며 우리 배구단의 현재 플레이 스타일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이번 시즌에도 링컨은 새로운 역사를 위해 노력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번 시즌 각종 부상으로 더 이상 팀과 함께 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링컨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며 인사를 남겼다. 이형석 기자 2024.02.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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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틸리카이넨 감독 "무라드 투입? 시간이 더 필요하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3시즌째 동행한 링컨 윌리엄스가 허리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자, 최근 새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을 영입했다. 불가리아 리그 소속팀에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뛰었던 선수다. 무라드는 지난 23일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로 등록됐다.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였다. 일단 벤치에서 시작한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는 이제 막 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팀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무라드의 성향은 아직 맞지 않는다. 조금씩 우리 팀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체 투입을 통해서 실전에서 대한항공의 배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2라운드 막판부터 4연패를 당하며 고전했던 대한항공은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잠깐 반등했지만, 가장 최근 경기였던 22일 대전 삼성화전에서 다시 1-3으로 패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비록 졌지만, 타이트한 경기였다. 결과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잘 해주고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1·2라운드 OK금융그룹전에서 모두 이겼다.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치른 5경기 모두 패하며 하락세에 있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대한항공은 리시브와 디그, 수비 그리고 개인 능력 모두 뛰어나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선 1세트부터 잘 해볼 것"이라고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5 13:51
스포츠일반

한국 탁구, 초대 혼성 팀 월드컵 준우승...탁구 강국 위상 재확인

한국 탁구대표팀이 2023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 팀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10일 중국 청두 시촨체육관에서 열린 본선 리그 마지막 7차전에서 중국에 1-8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2스테이지 6승 1패를 기록하며 7전 전승의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첫 매치 혼합복식에서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는 안재현-신유빈 조를 3-0으로 제압했다. 2매치 여자단식 왕만위 역시 김나영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초반 0대 6까지 크게 밀리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은 3매치 남자단식에서야 점수를 땄다. 판젠동을 상대한 최고참 이상수가 두 번째 게임을 듀스 끝에 따냈다. 이어진 세 번째 게임을 내주면서 중국의 8대 1 승리가 확정됐지만, 이상수의 활약으로 한국은 0패를 모면하고 준우승팀의 자존심을 지켜냈다.한국은 사실 최종전 직전 악재가 있었다. 여자팀 전지희가 급성 위경련으로 출전이 불발되면서 허리 통증이 있는 신유빈이 급히 투입됐다. 한국 벤치는 혼합복식과 후반부 남녀복식에서의 게임포인트를 염두에 뒀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 꾸려진 오른손-오른손 낯선 혼합복식 조합이 첫 단추를 제대로 꿰기 쉽지 않았다. 한국이 예상보다 큰 점수 차로 패한 원인이다. 비록 최종전에서 중국에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선전을 펼쳤다. 대만, 프랑스, 슬로바키아, 스웨덴, 독일, 일본 등등 세계적인 탁구강국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한 팀을 이룬 남녀선수들의 호흡과 상대에 따라 적절히 멤버를 안배한 벤치의 지략도 돋보였다. 최종일 전까지 전승의 기세를 올리며 마지막 날까지 수위 다툼을 벌였다.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이번 대회는 ITTF가 ‘성 평등과 다양성을 옹호’하고, ‘스포츠에서의 협업과 팀-워크 정신을 강조’하며 새로 출범시킨 대회다. ITTF 팀 랭킹 기준 18개국이 초청돼 경쟁했으며, 한국은 남자 이상수(33·삼성생명), 장우진(28), 임종훈(26·한국거래소), 안재현(23·한국거래소), 여자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이시온(27·삼성생명), 신유빈(19·대한항공), 김나영(18·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팀을 이뤄 원활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주세혁·오광헌 남녀대표팀 감독이 함께 벤치에 앉았다. 대회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혁신적인 경기운영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남녀 선수들이 한 팀으로 한 단체전 내에서 혼합복식, 남녀단식, 남녀복식 등 모든 종목을 치러 승부를 가렸다. 모든 매치를 3게임제로 치렀으며, 3매치 선승제가 아닌 모든 매치 합산 8게임 선취 팀이 승리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1스테이지에서 4(5)개국씩 4개 그룹이 예선을 치른 이후, 2스테이지에서는 그룹예선 1, 2위 팀들 8개국이 라운드로빈 방식의 풀-리그전으로 최종 순위를 가렸다. 역사적인 첫 대회에서 한국은 1스테이지 4전 전승, 2스테이지 6승(1스테이지 대만전 승리 포함) 1패로 최종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한국에 이어 일본과 프랑스가 3, 4위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최강 중국과 첫 대회 최종전에서 수위 다툼을 벌이면서 탁구 강국의 위상을 각인했다. 내년 2월 부산에서 열리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올린 것도 중요한 성과다. 부산에서의 단체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신감도 한껏 높아졌다.첫 번째 혼성 팀 월드컵을 인상적으로 치러낸 대표선수들은 이후에도 쉬지 못한다. 여자대표팀 신유빈과 전지희는 15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WTT 파이널스 여자대회’ 출전을 위해 나고야로 이동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현재 예선 중인 제77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를 위해 귀국하자마자 충남 당진으로 간다. <2023 ITTF 혼성 팀 월드컵 2스테이지 6라운드 최종전 전적> ▶대한민국(6승 1패) 1대 8 중국(7전 전승)안재현-신유빈 0(8-11, 8-11, 5-11)3 왕추친-순잉샤김나영 0(2-11, 5-11, 7-11)3 왕만위이상수 1(7-11, 12-10, 4-11)2 판젠동이은경 기자 2023.12.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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